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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Sungyoon Solo Exhibition


MMMG Itaewon

Eclipse_ steel, motor, gears, FRP  900x230x40(cm)2piece  2014

When A Story Vanishes:

On Eclipse by Jung Sung Yoon

Park Sangmi


An eclipse is a phenomenon where one celestial body hides the other as it enters the other’s shadow.  A solar eclipse occurs when the moon (fully or partially) blocks the sun by passing in between the Sun and Earth. This divine alignment creates a momentary darkness on Earth. The word eclipse is:


“derived from the ancient Greek nounἔκλειψις (ékleipsis), which means "the abandonment", "the downfall", or the darkening of a heavenly body ", which is derived from the verbἐκλείπω (ekleípō) which means" to abandon ", "to darken", or to cease to exist "


The etymology of eclipse reveals that it is not just a matter of losing sunlight for several minutes. It is the abandonment, the downfall, and all existence coming to a stop....... It makes us imagine the first people who experienced the darkness an eclipse creates. One could easily have thought the world had ended. Perfect darkness could wipe out everything, even a sense of self, as well as all the memory that constitutes oneself. 

Michelangelo Antonioni’s L’Eclisse (Eclipse) was not a fun movie to watch but its ending sequence is unforgettable. Two lovers, who filled the entire movie, promised to meet again that night and suddenly disappeared from the movie. The rest of the movie is occupied with empty streets, modern buildings, and unknown faces shown close-up. One cannot help feeling entirely abandoned. Yet, this is not completely unfamiliar. You feel as if you have visited this nightmarish place before. Everything appears to be clear and sharp but there is nothing to say, no one to communicate with. It is the state of extreme alienation and muted frenzy.

Antonioni envisioned this movie while he was in Florence to shoot an eclipse. In that moment, he experienced a world stricken with darkness. He felt like the darkness absorbed everything, even his emotion. Perhaps the final sequence of L'Eclisse is a representation of his experience. Empty roads with vanishing points, outer world-like silence, and sense of evanescence are evocative of Giorgio de Chirico’s paintings. A phrase from one of his prose poems is much akin to the depiction of the movie’s ending. “Late afternoon, street lights started to light up one by one and mountains in the east of the city began to disappear. The cliff above the fortress turned into hazy violet and felt like something was gathering. Nurses are chatting on the bench in the plaza……." Antonioni must have known de Chirico’s work, and continued it through the other medium. These two Italian men seem to share a certain poetic sentiment of empty moments and space.


A poet said love erases the contour of the other. In Jung Sung Yoon's Eclipse, two large black disks reciprocate very slowly on parallel tracks, their movements barely visible. Two disks exactly in the same size, overlap each other on each trip. Each complete encounter "erases" the outlines of both disks’, as each becomes the contour of the other. Their encounter climaxes into one black circle, something closer to despair than joy, like the perfect darkness of an eclipse. As soon as they become a perfect circle, they begin to separate from each other's body. This departure resembles the Orpheus myth. As Orpheus looked back at Eurydice, that moment his gaze met with her body, she fell to the underground world forever. This is another variation on the theme of encounters with eternal darkness. (Greek etymology orphe of Orpheus means "darkness"). As all Thanatos snuggle in Eros, there is no encounter promised without darkness.

Jung says, "When you meet a person, you think you see something bright and clear at first but, in the end, you end up being left out in the darkness.”


What might have begun as a story of a heartbreak vanishes now as the two black disks are turning ceaselessly on tracks. "The shadow of the man walking under the sunlight is more mysterious than any religion of the past, current, or future.” De Chirico said. Two disks, rotating on the tracks, slowly going back and forth, leave us feeling lost. The ultimate darkness, its climax and fall, is the great drama of unity and separation being repeated here. As soon as we think our eyes see an allegory of love, they are taken back to the mere movements of big, black objects. Story is forgotten for a second in this slow, infinite loop of darkness. And we fall off of the track. 

Eclipse_ steel, motor, gears, FRP  900x230x40(cm)2piece  2014

이야기가 사라지는 순간


천문학에서 이클립스eclipse’는 한 천체가 다른 천체를 가리거나 그 그림자에 들어가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이클립스, 개기일식은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들어와 태양을 가리는 현상으로, 달이 태양 위에 겹쳐지며 지구의 사람들은 대낮에 극적인 어둠을 경험하게 된다. eclipse의 어원을 찾아보면 이렇다.


The term is derived from the ancient Greek noun ἔκλειψις (ékleipsis), which means ‘the abandonment’, ‘the downfall’, or ‘the darkening of a heavenly body’, which is derived from the verb ἐκλείπω(ekleípō) which means ‘to abandon’, ‘to darken’, or ‘to cease to exist', a combination of prefix ἐκ- (ek-), from preposition ἐκ(ek), 'out', and of verb λείπω (leípō), ‘to be absent’.


단어의 어원을 읽어보면 이건 단순히 무엇이 무엇을 가리는 차원이 아니다. 버림받고, 몰락하고, 존재를 멈추는…… 인류가 처음 일식으로 인한 어둠을 경험했을 때가 상상되는 상황이다. 세상이 끝장난 줄 알았을 것이 당연하다. 상상조차 불가능한 어둠이 도사리고 있는 궤도를 돌고 있는 줄은 모르고…… 실제로 어떤 불빛도 없는 완벽한 어둠은 모든 것을 지워버린다. 나라는 자의식은 물론 실존을 지탱하는 기억까지도.

안토니오니의 <이클립스>라는 영화가 있다. 눈을 떼지 못하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는데, 엔딩 시퀀스가 당황스러웠다. 거의 착란을 일으킬 지경이었다. 감독이 반했구나 싶을 정도로 영화를 가득 채우던 두 남녀 배우가 오늘 밤 만나자는 약속, 플롯을 남기고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텅 빈 거리, 건물들, 배우가 아닌 보통 사람들과 함께 황당하게 남겨진 이 기분. 생각나는 정서 상태가 있었다. 낯익은 동시에 매우 낯선 순간. 데자뷰deja-vu와 자메뷰jamais-vu가 동시적으로 반복되는 상태. 이 반통찰적anti-epiphany 상태는 임상심리학자 루이스 사스가 광기와 모더니즘이라는 책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말하자면 이런 상태이다. 모든 것이 더 똑똑하고 선명하게 보이는데 보이는 것의 내용이 없고, 소통할 실체가 없는 상태. 극단적인 소외의 상태. 착란의 상태. 이는 실제로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증상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안토니오니는 실제로 플로렌스에 일식을 촬영하러 갔다가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식의 순간, 완벽한 어둠이 자아내는 정적은 이 세상 어떤 정적과도 비교될 수 없는 것이었고, 그는 감정마저 사라지는 한 경험을 했다. 영화 <이클립스>의 엔딩에서 그의 이러한 경험이 표현되었을 것이다. 소실점이 보이는 텅 빈 거리, 이승의 것이 아닌 것 같은 정적, 감정의 사라짐, 그리고 내러티브의 사라짐. 조르조 데 키리코의 그림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그의 산문시 중 마치 이 영화의 엔딩을 묘사한 듯한 구절이 있다. “늦은 오후,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지며 도시 동쪽에 있는 산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요새 뒤 절벽은 연자줏빛으로 변하고 뭔가 모여드는 느낌이 들었다. 간호사들이 광장의 벤치 위에서 수다를 떨고……안토니오니와 같은 지성이 데 키리코를 몰랐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 처한 인간의 조건, 소외와 단절에 천착했던 그는 데 키리코가 회화로 시작한 과업을 다른 미디엄을 통해 이어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의미가 사라지는 응시의 순간. 이는 모더니즘의 한 양상으로, 그 이후 시간에 놓인 우리에게 이런 양상은 선험적인 조건이 되었다. 이 두 명의 이탈리아 남성들의 텅 빈 장면들은 언젠가 꾸었음직한, 한없이 먹먹한 악몽을 닮았다.

어떤 시인은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대상의 윤곽을 지우는 일이라고 했다. 크기가 같은 커다란 두 개의 원판이 매우 느린 속도로 트랙 위에서 왕복운동을 하도록 구성된 정성윤의 <이클립스>에서 일식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두 원판은 서로의 윤곽에 개입하며 혼합체가 되어간다. 두 원판의 완벽한 만남이 일어날 때 그들은 서로의 윤곽선을 지우고스스로 서로의 윤곽선이 된다. 이 합체는 절정이지만 희열보다 절망에 가까운 절정으로, '이클립스' 완벽한 어둠을 표상하는 듯하다. 이 어둠을 절정으로 두 개체는 서로 몸이 분리되기 시작한다. 나는 오르페우스의 신화를 떠올렸다.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를 뒤돌아보는 순간, 그의 시선이 그녀의 몸과 만나는 순간, 그녀는 영원히 지하세계로 떨어진다. 만남과 영원한 어둠을 주제로 한 또 하나의 변주곡이다(Orpheus의 그리스어 어원 orphe어둠이라는 뜻). 모든 에로스에 타나토스가 깃들듯, 어둠이 전제되지 않은 만남은 없다.

정성윤은 이클립스를 만남에 비유한다.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 관한 것들이 보이고 뭔가 밝아지리라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종종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먹먹한 어둠 속에 놓이는 걸 경험한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일식이 일어났을 때 태양 뒤에 있어 보이지 않던 별의 빛이 중력에 의해 휘어지며 그 어둠 속에서 잠시 보이기도 한다고.

시작은 겨우 눈물 젖은 이야기였을 것이다. 이제 두 개의 원형이 평행한 트랙 위에서 굴러가고 애초의 내러티브는 사라진다. 우리는 이들이 그려내는 단순한 드라마에 흡입되고, 그 속에서 황망해진다. 데 키리코는 이렇게 말했다. “햇빛 아래 걸어가는 사람의 그림자가 과거, 현재, 미래의 그 어떤 종교보다 더 불가사의하다.” 두 원판이 트랙 위에서 왕복운동을 할 뿐인데,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이다. 절정이자 곧 추락인 궁극의 어둠이 암시되고, 겹침과 분리라는 단순하지만 엄청난 드라마가 반복된다. 이 움직임은 곧 은유로 대체되는 듯싶다가 다시 검고 커다란 오브제의 움직임 자체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빛과 공간이 가렸다, 보이고, 보였다, 가린다. 짐작할 수 없는 별빛이 비롯하는, 다른 차원이 보이는가 싶기도 하다. 느리게 진행되는 무한 반복 속에서 우리는 잠시 이야기를 잊는다. 트랙에서 벗어난다